검찰개혁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도 말이 갈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원래 최대 목표는 법무부 안에서 수사 담당 검사와 기소 담당 검사를 나누는 구상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는 22일 그런 설명은 처음 듣는다며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 작가의 말은 확인된 법적 결론이 아니라 여권 인사의 비판입니다. 그래도 민주당이 피할 수 없는 질문은 남습니다. 검사의 직접수사를 배제한다던 약속과 검찰 조직 안에서 역할을 나눈다는 설명이 같은 구상이었다면, 왜 국민에게 처음부터 그렇게 설명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직접수사 배제 약속과 검찰 내부 분리 설명을 시민이 비교하며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는 네 컷 만화

한눈에 보는 발언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검찰이 직접 수사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의 수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습니다.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는 법무부 안에 수사 담당 기관과 소추 담당 기관을 나누는 것이 원래 생각한 최대치였고, 현재 확정된 안은 수사기관을 행정안전부에 두는 등 그보다 더 나아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작가는 두 설명의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약속은 문구보다 구조다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같은 표현을 썼으니 방향이 일관됐다고 반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부처가 수사기관을 지휘하는지, 검사가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지, 수사와 기소 사이의 통제 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는지는 전혀 사소한 차이가 아닙니다. 국민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 권력 구조를 보고 개혁을 판단합니다.

정부 구상이 논의 과정에서 바뀔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바뀌었다면 시점과 이유를 밝히고, 바뀌지 않았다면 3월 설명과 9월 설명이 어떻게 양립하는지 조문과 조직도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더 강한 개혁이 됐다’는 말만으로 처음 약속의 의미가 자동으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국회 권한을 준 사람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6월 검찰개혁 논의를 국회에 넘기며 ‘권한을 줬으니 책임도 지겠죠’라는 취지로 말한 대목도 문제 삼았습니다. 대통령이 정치적 재량을 국회에 맡겼다는 의미로 말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입법권은 대통령이 국회에 나눠주는 권한이 아닙니다. 국민이 헌법을 통해 국회에 부여한 권한입니다.

보수 관점에서 이 표현을 가볍게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행정부가 개혁의 목표를 모호하게 말한 뒤 법안의 부담은 국회가 지라고 하면 권한과 책임의 순서가 뒤집힙니다. 민주당이 행정부 견제보다 대통령 의중 확인에 먼저 매달린다면 의회 다수당의 존재 이유도 흐려집니다.

민주당의 설명 책임

검찰개혁은 기관 이름을 바꾸는 문제가 아닙니다. 수사권을 누가 갖고, 기소 여부를 누가 통제하며, 잘못된 수사로 피해를 본 국민이 어디에 이의를 제기할지가 달라집니다. 민주당은 ‘개혁에 반대하느냐’는 진영 질문으로 빠져나갈 것이 아니라, 과거 공약과 현재 법안의 차이를 항목별로 공개해야 합니다.

여권 내부의 대표적 논객까지 설명이 달랐다고 지적했다면 단순한 오해로 치부하기도 어렵습니다. 대통령의 본래 구상, 민주당이 선거에서 제시한 약속, 현재 추진하는 제도가 각각 무엇인지 분리해 설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정책이 달라졌다면 달라졌다고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법치와 의회정치에 맞습니다.

먼저 공개할 비교표

정부와 민주당이 내놓아야 할 답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3월의 직접수사 배제 방침, 6월 국회 논의 이관, 9월 기자회견의 ‘원래 최대치’, 현재 법안의 기관 소속과 권한을 한 표에 놓고 무엇이 유지되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밝히면 됩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개혁 내용을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민주당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비판자를 개혁 반대 세력으로 몰기 전에 자신들이 무엇을 약속했고 왜 지금의 제도를 선택했는지부터 답해야 합니다. 직접수사 배제와 검찰 내부 분리가 같은 약속이었다는 설명에 납득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