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여러 채 비교한 뒤 계약하지 않았다고 해서 공인중개사에게 집 보기 비용을 따로 내야 할까요? 현재 답은 ‘아니요’입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이른바 ‘임장비’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중개보수 외에 현장 방문 건당 금액을 받는 별도 약정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중개사가 매물을 찾고 권리관계를 설명하며 현장까지 안내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문제 제기 자체는 분명합니다. 다만 업계가 필요성을 말한 것과 실제 제도가 시행되는 것은 전혀 다른 단계입니다. 지금 집을 보러 가는 소비자에게 새 비용이 생긴 상태는 아닙니다.

가상 중개사와 주택 수요자가 임장비 제안과 현재의 별도 비용 불허 기준을 확인하는 네 컷 만화

임장비 논의의 출발

임장은 매수나 임차를 생각하는 사람이 매물을 직접 살펴보는 일을 뜻합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중개사가 여러 집을 안내하고도 보수를 받기 어렵다며 기본 비용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등기부등본 확인, 권리관계 설명, 차량을 이용한 이동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는 설명입니다.

협회는 실제로 살 의사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시세와 매물을 파악하려고 여러 집을 둘러보는 이른바 ‘임장 크루’가 늘었다는 업계 주장도 배경으로 들었습니다. 기사에는 서울 강서구의 한 중개사가 신혼부부라고 소개한 고객에게 반나절 넘게 여러 아파트를 안내했지만 이후 연락이 끊겼다는 사례가 나옵니다. 이는 한 중개사가 전한 사례이며, 모든 방문자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계약 성사 때 차감 구상

논의되는 방식 가운데 하나는 집을 볼 때 기본 비용을 받고, 나중에 실제 계약이 이뤄지면 그 금액만큼 중개보수에서 빼는 것입니다. 계약이 성사되면 최종 부담이 겹치지 않도록 하고, 계약하지 않으면 현장 안내에 대한 비용을 남기는 구상입니다. 차량 유류비와 상담 시간을 기준으로 금액을 정하는 방안도 업계에서 거론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확정된 요금표도, 시행이 예정된 제도도 아닙니다. 단순히 매물을 확인하는 단계와 별도 비용을 내는 유료 상담을 어디서 나눌지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소비자에게는 여러 매물을 비교한 뒤 계약을 결정하는 과정 자체가 필요한 만큼, 방문할 때마다 비용이 붙으면 선택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쟁점도 남습니다.

현행법이 막는 별도 비용

가장 중요한 기준은 현재 법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공인중개사법은 법정 중개보수와 인정되는 실비 외에 추가 보수를 받는 것을 제한합니다. 국토교통부는 중개사와 고객이 서로 합의하더라도 현장 방문 한 건마다 일정 금액을 주는 별도 약정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별도 임장비를 법에 어긋나게 받으면 행정처분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기사에 제시된 범위는 자격정지나 등록취소 같은 행정처분, 그리고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입니다. ‘서로 동의했으니 괜찮다’는 말만으로 현재 제한을 피해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업계 보상과 소비자 비교

이 논의가 쉽게 끝나지 않는 이유는 두 비용이 맞부딪치기 때문입니다. 중개사는 계약 전 상담과 현장 안내에 투입한 노동을 보상받고 싶어 합니다. 반면 소비자는 계약하기 전 여러 집을 직접 비교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매물마다 돈을 내게 되면 주거 선택에 드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정식 계약 없이 상담만 해도 비용을 받는 것처럼 중개사도 전문 서비스에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업계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부동산 매물 확인은 상담과 현장 방문, 정보 제공이 섞여 있어 유료 서비스의 경계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비용을 논의하려면 얼마를 받을지만이 아니라 어떤 서비스가 포함되는지, 계약이 성사되면 어떻게 차감하는지까지 함께 설명돼야 합니다.

지금 확인할 결론

9월 8일 기준 국토교통부는 임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따라서 9월 13일 보도 시점에 확인되는 것은 업계의 제안과 현행법상 불허 입장입니다. ‘집을 보면 곧바로 임장비를 내야 한다’거나 ‘도입이 확정됐다’고 받아들이면 기사 내용보다 앞서 나간 해석이 됩니다.

앞으로 제도 변경 논의가 공식화된다면 적용 시점, 인정되는 비용의 범위, 유료 안내의 기준, 계약 성사 때 차감 방식이 함께 나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전까지 기억할 답은 간단합니다. 별도 임장비는 현재 받을 수 없고, 정부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