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한국으로 온 북한군 포로 2명을 두고 양국 정부의 설명이 정면으로 엇갈렸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을 위해 송환 사실을 비공개로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런 약속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안전을 위한 비공개는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합의가 있었는지조차 서로 다르게 말한다면 문제는 보안이 아니라 외교 절차와 정부의 설명 책임입니다. 민주당 정부가 국민에게 밝혀야 할 핵심도 민감한 신원이 아니라 합의가 어떤 경로로 성립했는지입니다.

가상 인물들이 비공개 합의를 둘러싼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다른 설명, 가족 안전과 근거 설명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네 컷 만화

엇갈린 비공개 합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비공개 합의를 깬 발표라며 유감을 나타냈고, 외교부는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을 고려해 비공개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반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비밀 유지 약속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 측 관계자의 말에 구체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정부가 여당의 국회 정보위원들에게조차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합의의 존재와 보고 범위가 함께 쟁점이 된 셈입니다.

감사보다 유감이 앞선 외교

북한군 포로를 한국으로 안전하게 옮기는 일에는 우크라이나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정부의 첫 공개 메시지가 협력에 대한 감사보다 공개 발표에 대한 유감으로 읽히면서, 정작 송환을 가능하게 한 외교 성과는 뒤로 밀렸습니다. 편집팀의 보수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메시지 순서는 국익을 위해 관리해야 할 우방과의 신뢰를 국내 정치용 공방으로 바꿀 위험이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우크라이나의 전달 체계가 흔들린 것이고, 우크라이나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한국 정부가 성립하지 않은 합의를 전제로 유감을 표한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외교 채널에서 먼저 사실을 맞춘 뒤 공개 설명을 내놨어야 합니다. 서로 다른 발표가 나온 뒤에도 ‘더 말하기 어렵다’는 답만 반복하면 혼선의 비용은 국민이 떠안게 됩니다.

안보 사안의 기록 책임

보수 정치가 안보와 기밀을 중시한다고 해서 정부의 모든 비공개를 백지수표로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민감한 사안일수록 누가 언제 어떤 범위의 약속을 확인했는지 기록이 더 엄격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보가 새었을 때 책임을 가리고, 상대국과 다음 협의를 할 때 같은 혼선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포로의 신원이나 이동 경로를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합의가 문서였는지 구두였는지, 어느 기관 사이에서 언제 확인됐는지, 비공개 범위가 송환 사실 전체였는지 세부 정보였는지는 신원을 가린 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최소한의 근거도 내놓지 못하면 ‘가족 안전’이라는 타당한 이유까지 방패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국회 설명 책임

박지원 의원의 지적은 이번 문제가 야당의 정치 공세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국가안보와 외교 기밀을 다루는 국회 정보위원에게도 설명이 없었다면, 민주당은 정부의 침묵을 감싸기보다 보고 체계가 작동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공개할 수 없는 세부 사항은 비공개 회의에서 검증하면 됩니다.

행정부가 ‘민감하다’는 한마디로 국회의 확인까지 건너뛰면 권력 견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특히 여당이 정부 설명을 그대로 반복하면 잘못된 합의 전달이나 보고 누락을 바로잡을 기회도 사라집니다. 민주당이 지켜야 할 것은 정부의 체면이 아니라 국회의 감독 권한과 외교 결정의 신뢰성입니다.

공개해야 할 최소 범위

정부는 먼저 비공개 합의의 시점과 당사 기관, 방식과 범위를 정리해 우크라이나 측 설명과 어디서 갈렸는지 밝혀야 합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표 전에 한국에 어떤 통보가 있었는지, 이후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조치를 어떻게 보강했는지도 확인 대상입니다. 합의가 문서로 남지 않았다면 다음부터 누구의 확인을 거쳐 기록할지도 제시해야 합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비밀을 모두 공개하라는 요구가 아닙니다. 보호해야 할 정보와 검증해야 할 절차를 구분하라는 요구입니다. 민주당 정부가 외교 혼선을 줄이려면 유감 표명보다 먼저 양국의 설명 차이를 좁히고, 국회에는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신원을 가린 채 합의 시점과 범위만이라도 공개해야 한다고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