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지난 5월 임금협상을 마쳤는데, 왜 다시 집회 소식이 나올까요. 완제품 사업을 맡는 DX 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협약이 타결됐어도 부문 간 보상 격차와 자신들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갈등은 합의가 있었는지와 그 결과를 구성원들이 받아들이는지가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완제품 DX와 반도체 DS

DX는 스마트폰·TV·생활가전 같은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부문입니다. DS는 반도체 사업을 맡습니다. 같은 삼성전자 안에서도 만드는 제품과 실적의 흐름이 다른 두 부문을 구분하면 이번 요구의 배경이 보입니다.

9월 5일 지디넷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과거 반도체 사업이 부진할 때 DX가 회사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완제품 사업에는 원가 부담이 된다는 점도 보상 체계를 다시 살펴야 할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노조가 설명하는 추가 보상의 근거입니다.

이 주장을 이해하는 핵심은 성과를 어느 범위에서 볼지입니다. 지금 각 사업부가 낸 실적을 중심에 둘지, 회사 전체에 대한 기여도 함께 반영할지에 따라 보상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순히 두 부문의 금액을 나란히 놓는 것만으로는 이 차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자사주 1000주와 공통 보상 재원

서울경제와 디지털타임스가 전한 요구안에는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이 포함됩니다. 자사주는 회사가 보유한 자기 회사의 주식입니다. 현금을 정액으로 더 달라는 요구와는 형태가 다르며, 기사에 등장한 1000주는 지급이 확정된 수량이 아닙니다.

요구는 주식 지급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회사 전체 성과의 일정 비율로 공통 재원을 만들고 이를 나누는 방안, 기본급 인상률을 전사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들어 있습니다. 추가 보상과 기본급의 인상 기준을 함께 바꾸자는 내용입니다.

다만 서울경제는 주식 지급 요구 대상을 DX 직원으로, 지디넷코리아는 해당 대목에서 조합원으로 표현했습니다. 세부 범위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 차이를 무시하고 전체 지급액을 하나의 확정된 비용처럼 계산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이미 타결된 협약과 남은 이견

임금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은 아닙니다. 지디넷코리아는 이번 임금협약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3.7%의 찬성으로 가결돼 시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삼성전자도 5월 공식 발표에서 협약 체결과 같은 찬성률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쟁점은 새로운 요구의 내용뿐 아니라 이미 맺은 합의와 어떻게 연결할지에도 있습니다. 동행노조는 DX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보도에 등장한 재계 관계자들은 실적이 둔화된 상황에서 대규모 추가 보상을 요구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협약이 체결됐다는 사실과 보상 방식에 이견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함께 봐야 합니다. 집회 예고만으로 기존 협약이 취소됐다고 읽을 수 없고, 협약이 가결됐다는 이유로 모든 구성원의 생각이 같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타임스퀘어 광고와 9월 18일 일정

전자신문과 디지털타임스는 9월 5일 동행노조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내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노조는 회사가 AI 중심으로 업무와 조직을 바꾸는 과정에서도 구성원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광고에는 임금 외에 변화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문제의식도 담긴 셈입니다.

국내에서는 9월 18일부터 이재용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 보도됐습니다. 이는 앞으로의 일정입니다. 앞서 실제로 열린 8월 21일 서초사옥 인근 집회와 구분해야 하며, 이번 예고를 생산 중단이나 파업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보상 기준과 후속 논의의 구분

이번 소식을 읽을 때는 집회 장소보다 보상 요구의 적용 대상, 성과를 나누는 기준, 기존 협약과의 관계를 살피는 편이 쟁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노조가 제시한 요구와 회사가 수용한 합의는 구분해야 합니다. 후속 보도에서는 실제 논의가 시작됐는지와 어떤 기준에 합의했는지가 확인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