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이면 강북·금천·도봉구를 뺀 서울 22개구에서 종합부동산세를 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그 지역에 집이 있는 사람의 세금이 이미 정해진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이 숫자는 확정된 고지서가 아니라, 특정 아파트와 집값 상승률·세제 조건을 넣어 계산한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확정 고지서가 아닌 전망
9월 6일 보도된 분석은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KB국민은행에서 제출받은 시뮬레이션 모형을 토대로 진행했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KB시세 상위 5개 단지씩, 모두 125개 단지의 34평형 아파트를 골라 2030년까지의 종부세를 계산한 방식입니다.
계산의 핵심 전제는 서울 아파트값이 2025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 기록한 연 11% 상승률을 앞으로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이 조건 아래 비거주 기준 과세 단지는 올해 19개구 78곳에서 2030년 22개구 101곳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집값이 실제로 그 속도로 오를지까지 확정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22개구가 뜻하는 범위
‘서울 22개구가 종부세를 낸다’는 표현은 22개구의 모든 아파트와 모든 주민이 과세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분석에 포함한 각 구의 시세 상위 5개 단지 가운데 종부세 대상이 나오는 자치구가 22곳이라는 뜻입니다. 표본도 34평형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현재 표본 5곳이 모두 비과세인 관악·노원·중랑구에서도 연 11% 상승 시나리오에서는 새 과세 단지가 생깁니다. 전체 125곳 가운데 지금 비과세인 47개 단지 중 23곳이 2030년까지 새로 포함된다는 계산입니다. 이 결과를 서울의 모든 주택에 그대로 적용하면 표본의 범위를 넘어섭니다.

연 11%와 5.5%의 차이
같은 모형에서도 집값 상승률을 절반인 연 5.5%로 낮추면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2030년 비거주 기준 과세 대상은 19개구 82개 단지로 계산됐고, 현재 비과세인 곳 가운데 새로 들어오는 표본은 강서구 4개 단지였습니다. 22개구 101곳이라는 결과가 상승률 가정에 민감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개별 사례도 같은 차이를 드러냅니다. 기사에서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34평형은 올해 약 57만원으로 계산됐지만, 2030년 비거주 기준으로 연 5.5% 상승 때 약 288만원, 연 11% 상승 때 약 659만원이 제시됐습니다. 어느 숫자도 실제 2030년 고지 금액을 미리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실거주와 비거주 계산 조건
분석은 2027년 이후 기본공제를 실거주 14억원, 비거주 12억원으로 나눴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70%와 세 부담 상한 150%도 함께 적용했습니다. 기사에서 말하는 실거주·비거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가르는 중요한 계산 조건입니다.
125개 단지 전체 세대수를 반영한 종부세 총액도 연 11% 상승을 가정하면 올해 589억원에서 2030년 비거주 기준 5천262억원, 실거주 기준 3천347억원으로 추산됐습니다. 같은 집값 경로에서도 거주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비거주 기준의 큰 숫자 하나만 떼어 자신의 예상 세액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서울시민세라는 주장
신동욱 의원은 앞으로 종부세가 서울에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에게도 부과되는 사실상 ‘서울시민세’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분석을 제공한 의원의 평가입니다. 시뮬레이션 자체가 서울 시민 전체의 납세를 확정했다는 결론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자료가 보여주는 것은 정해진 표본과 세제 조건에서 집값 상승이 누적되면 비강남권의 과세 대상과 부담이 늘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그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지는 집값 상승 가정과 세제 개편이 실제로 유지되는지까지 함께 본 뒤 판단할 문제입니다.

2030년 전에 달라질 변수
앞으로 확인할 것은 서울 집값이 어느 속도로 움직이는지, 분석에 넣은 세제 조건이 2027년 이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입니다. 실제 주택의 위치와 가격, 거주 조건도 표본 평균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계산에서 과세 단지가 2027년 68곳으로 잠시 줄었다가 다시 늘어난 것도 세제 변화와 가격 누적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설명됐습니다.
따라서 2030년 22개구라는 숫자는 미래 세금을 확정한 예고장이 아니라 조건을 넣어 본 전망으로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자치구 이름만 보고 자신의 과세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어떤 표본과 상승률, 거주 기준을 사용했는지부터 확인해야 이 분석이 말하는 범위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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